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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적산

파도와 2011. 9. 20. 05:18

적산(392.9m)은 전남 영암군 소호면과 학산면의 경계에 남북으로 길게 줄기를 형성한 아담한 산이다. 

그다지 높지는 않지만 올망졸망한 산봉우리들이 겹쳐진 모습이 부드럽고 편안해 이곳 사람들은 어머니 같은 산이라고 부른다. 
또 한편으로는 제왕을 받든 충신의 자태를 간직한 봉우리라고도 하는데, 이는 월출산 서쪽의 문필봉이 천황봉이 내린 지필묵이며 은적산 관봉은 신하의 벼슬을 상징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은적산 주봉인 상은적산은 산줄기 남쪽 중심부에 자리한 가장 높고 웅장한 봉우리다. 정상 주변에 바위지대가 많지만 위험한 곳이 없어 누구나 가벼운 마음으로 오를 수 있다. 
이 산줄기에는 상은적산 말고도 은적산이라는 이름을 가진 다른 봉우리가 또 하나 있다. 북쪽 끝 영산강 물결에 머리를 맞대고 위태롭게 자리한 암봉인 하은적산이 바로 그것이다.
두 은적산 모두 정상 일대에서 보는 조망이 일품으로, 발 아래로 목포시가지와 이제는 담수호가 되어버린 옛 바다의 흔적이 시원스레 펼쳐진다.
   
하지만 은적산은 지명사전에도 그 이름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다. 이는 지척에 위치한 월출산이란 명산의 그늘에 가린 탓이다. 월출산의 화려함과는 비교가 될 수 없기에 주목을 끌지 못한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게다가 위치 또한 영암과 목포를 연결하는 축에서 빗겨나 있어 스쳐지나가기 쉬운 곳이다. 
   
하지만 속살을 들춰보면 의외로 거칠고 웅장한 모습에 감탄이 절로 난다. 능선을 따라 늘어선 바위 무리의 기괴함과  여기 저기 간담을 서늘케하는 수십 길 벼랑은 밑에서 느낀 산의 이미지와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작지만 속 깊고, 평범해 보이나 아기자기한 그런 산이다.
전에만해도 은적산은 발들여 놓기도 힘들게 잡목이 우거진 여느 동네 뒷산과 다름없었다. 능선을 따라 소로가 형성되어 있지만 옛날 화목을 구하기 위해 다녔던 흔적일 뿐 본격적인 등산을 위해 찾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그러나 영암군 소호면사무소 면장을 비롯한 직원들과 공공근로사업 요원들이 등산로를 개척하고 정비했다. 잡목 제거와 표지판 설치 등의 기본작업을 모두 마쳤다.

등산로 입구에는 장승을 세워 멋스러움을 더했고, 추가로 휴식처와 샘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한다.


#산행코스 
   *함정굴 -> 용지봉 -> 상은적산 -> 불치 -> 하은적산 -> 양수장(13km, 6시간소요)

  *가족등산로 : 서호면소재지 -> 관봉능선(2시간 3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