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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산행… 준비없이 오르다 아차차!

파도와 2012. 3. 30. 01:07

봄 산행준비없이 오르다 아차차!

 

원종민 대한산악연맹 등산교수가 말하는 노하우

[세계일보] 박종현 기자

 

꽃샘추위가 지나가면서 봄기운이 완연하다. 몸에도 생기가 돈다. 덕분에 야외활동도 늘어난다.

움츠렸던 몸에 기지개를 켜듯 산을 찾는 이들도 부쩍 늘어나는 때다.

등산객들이 짧게는 집 근처의 산을 오르기도 하고, 12일 이상의 일정으로 전국의 명산을 찾기도 한다.

 

하지만 이른 봄 산들이 등산객을 맞이할 준비를 온전히 마무리한 것은 아니다.

준비 없이 산을 올랐다가는 곤란에 빠질 수도 있다. 등산객의 몸에는 생기가 가득하지만, 아직 '겨울 한기'가 가시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조심하고 주의하며 산을 찾아야 한다. '산에서 읽는 등산책'을 펴낸 원종민(50·사진) 대한산악연맹 등산교수는

"봄 산행은 움트는 새싹을 볼 수 있어서 사람의 기분을 좋게 한다"면서도 "산에는 들뜬 기분보다는 차분한 마음으로 올라야 한다"고 설명한다.

그의 조언을 통해 올바른 등산법을 알아본다.

 

등산은 심장 수명을 늘려준다

등산을 규칙적으로 하면 수명이 늘어난다.

수명이 늘어나는 이유는 과학적인 설명이 가능하다.

등산을 하면 신체 기관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심장의 수명을 늘리기 때문이다.

지구에서 심장을 가진 동물들의 심장은 평생 약 75000만 번 박동한다.

인류는 직립보행의 진화과정을 거치면서 동물 중 유일하게 심장 박동을 25억 번 정도로 늘렸다.

평상시 심장 박동 수를 1분에 70번으로 계산하면 약 68년이 소비된다. 인류의 평균수명과 엇비슷하다.

하지만 운동을 많이 하는 사람은 1분당 심장 박동 수가 50번 이하로 줄어든다.

심장이 천천히 뛰어도 필요한 혈액량을 방출할 수 있어서다.

등산은 대표적인 유산소운동으로, 심장 기능을 향상시킨다.

등산을 평생 운동으로 하면 그만큼 심장 수명과 기대수명이 늘어난다.

 

땀을 흘려야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뜨거워진 체온을 낮추기 위해서는 땀을 흘려야 한다. 땀도 정도 이상 흘리면 좋지 않다.

필요 이상으로 땀을 많이 흘렸다는 것은 몸이 과열됐다는 징표다.

몸이 적정 수준 이상으로 과열됐다는 것은 나쁜 것이지, 운동 효과가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더구나 땀을 많이 흘리고 물을 충분히 마시지 않으면 수분이 부족하게 된다.

혈액이 진해지므로, 혈액을 정상으로 복원하기 위해서는 심장을 빨리 뛰게 해 혈압을 높여줘야 한다.

 

땀을 많이 흘리면 나트륨과 칼슘으로 이뤄진 신체의 염분 농도가 낮아져 저나트륨증에 빠질 수 있다.

땀을 흘리고, 물을 많이 마시면 염분 농도가 더 낮아진다.

등산 중에는 물만 마시지 말고 식품을 통해 염분도 함께 보충해야 하는 까닭이다.

등산을 오래한 사람일수록 오이와 같은 간식을 먹는 것은 이 때문이다.

신체의 전해질 염분 농도와 비슷한 스포츠 음료나 이온음료를 마시면 좋다.

 

봄철 등산은 다른 계절과 마찬가지로 심장 기능을 강화해 건강에도 도움이 되고 겨우내 움츠렸던 몸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삶에 싱싱한 활기와 윤활유를 제공하지만, 올바르지 못한 방법으로 산을 오르면 오히려 낭패를 보기 쉽다.


 

등산 중이나 하산 후 술을 마신다고?

술은 추울 때 몸을 데우고 저체온증에서 벗어나는 데 효과적일까. 그렇지 않다.

술은 일시적으로 몸을 뜨겁게 하지만, 에너지를 빨리 소모시켜 체온 유지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그래서 산을 내려온 이후보다 등산 도중에 마시는 술이 몸에는 더 안 좋다.

 

술은 또한 운동능력 지구력 판단력 균형감각 등 신체 활동능력을 떨어뜨린다.

역으로 담력은 키운다.원 교수는 "여러 조사에 따르면, 산에서 발생한 안전사고의 50%가 음주 등산"이라며 음주 등산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음주 등산과 함께 피해야 할 것은 또 있다. 하산 후 찜질방으로 직행하면 혈관 확장을 불러 좋지 않다.

 

하산할 때가 더 위험하다

산에서 발생하는 사고의 60% 이상은 하산 중에 일어난다.

하산할 때 피로감이 가중된다는 이유 외에도 사용하는 근육이 다른 데에도 이유가 있다.

산을 오를 때는 다리 근육을 수축하는 동작을 한다. 평상시에도 수축하는 근육은 잘 발달돼 있다.

산을 내려갈 때는 근육이 늘어난 상태에서 힘을 쓰는 신장성 근육 운동을 한다.

신장성 근육은 평소에 사용하는 일이 별로 없다. 산을 오를 때보다 내려올 때 위험이 큰 이유다.

산에서는 발 동작 하나하나 무엇을 밟는지 확인해 발이 미끄러지거나 몸이 무너지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

체력을 많이 사용해 다리가 풀린 상태에서 신장성 근육 운동을 많이 하게 돼, 균형유지에 필요한 근력이 부족해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