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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전남 구례) 산행계획

파도와 2010. 9. 11. 12:37


 

♣ 오산  
동편제의 고장 구례의 너른 들판 한 귀퉁이에 자리한 야트막한 산으로 자라모양을 하고 있어 오산(鰲山 :531m)이라고 불리우며 높이는 531m. 정상까지 걸리는 시간도 1시간 내외에 불과하지만 산꼭대기 고스락은 분수처럼 비밀을 내뿜는 화수분 같은 산이다.

오산 사성암 전망바위에서 내려다 본 구례들판. 문척면 나들목인 신·구 문척교와 그 아래로 넉넉하게 흐르는 섬진강이 한눈에 들어오며 지리산 북서쪽 자락도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그 하나는 넋을 빼앗는 조망의 즐거움이다. '산에 들면 산을 모르고 산을 벗어나면 그 산이 보인다'는 말이 있다. 오산에 오르면 바로 헌걸찬 지리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북동쪽으론 노고단,반야봉,삼도봉이 뚜렷하고 멀리 명선,촛대봉이 아련하다. 동쪽으론 문수리가 아스라이 펼쳐지며 그 오른쪽으로 왕시루봉과 황장산이 능파를 이루며 달리고 있다. 한마디로 말하면 지리산 최고 전망대인 셈.

두번째 비밀 역시 풍광의 아름다움이다. 실핏줄 같은 개울 물을 모아 남도의 이산 저산의 뭉툭한 허리를 감돌며 굽이치는 섬진강이 가장 찬란한 빛으로 흐른다. 지리산 어떤 전망대도 오산에서 바라보는 섬진강의 비경을 따라잡기 힘들 듯 싶다.
세번째 비밀은 오산의 보석 사성암의 전설로 시작된다. 깎아지른 벼랑에 제비 집처럼 붙여 지은 사성암은 582년 연기조사가 세운 이래 원효,의상,도선,진각 등 4대 성인이 수도를 했다는 곳이다. 사성암이란 이름도 여기서 유래했다. 절 주변 곳곳에 성인들의 흔적이 전설 혹은 설화로 전해 내려온다. 시간이 있다면 고려 때 새겨진 마애불도 둘러볼 만하다.
마지막 비밀은 사성암 주변 수직바위 군. 오산십이대라 불리는 이 바위들은 갖가지 전설과 기기묘묘한 형태로 탐방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산행은 코스가 짧은 원점회귀 형으로
기점인 각금마을과 종점인 마고마을 사이의 거리는 1.5㎞. 각금마을 오산입구에서 시작해 사성암∼정상∼자래봉∼마당재∼매봉∼헬기장∼안부사거리을 거쳐 마고마을로 내려온다.
산행시간은 사성암 답사 1시간을 포함해 4시간 가량. 하산 지점 몇 곳만 주의하면 비교적 평탄하게 코스를 이어갈 수 있다. 암릉과 호젓한 융단길이 교대로 이어지는 것도 이번 산행의 묘미 군데군데 탈출로도 잘 나와 있어 가족과 함께 나서도 별 무리가 없다.

들머리는 구례에서 섬진강을 가로지르는 신·구 문척교를 지나면서 나타난다. 진행방향 정면으로 바라다보이는 오산을 기준삼아 오른쪽으로 2㎞쯤 가면 2차선 아스팔트 길 왼쪽으로 열려있다. 그 길을 150m쯤 오르면 오른쪽으로 본격적인 등로가 시작된다. 등로 중간중간 너덜겅을 만나고 캐런과도 조우한다. 정상까지는 약 50분. 경사가 조금 급하지만 지그재그 식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그렇게 힘들지 않다.

정상은 사성암을 돌아나와 패러 활공장 왼쪽 끝머리 방송중계시설 옆으로 에둘러간다. 식수는 사성암 약사전 아래 샘터에서 필히 준비할 것. 정상엔 경방원 초소와 다 허물어진 벽돌집이 흉물스럽게 서 있다. 정상에서 눈여겨볼 것은 남쪽방향 자래봉 지능선위에 우뚝 솟은 섬바위다. 우렁찬 모습은 멀리서 봐도 장관이지만 가까이 보면 더욱 황홀경이다.

정상에서 내려오면 등로는 아기자기한 암릉길. 특히 이곳은 섬진강 조망의 백미로 꼽힌다. 바로 2개의 섬진강을 볼 수 있기 때문. 능선 왼쪽은 남행 섬진. 오른쪽은 북행 섬진. 좌우 번갈아 감상하는 맛이 오롯하다. 이런 현상은 유턴하는 섬진강의 꼭지점에 오산이 있어 가능한 일이다.

정상에서 자래봉(524m)까지 약 30분. 봉우리라는 별다른 표식도 없지만 조망도 생각만큼 시원하지 않다. 하지만 자래봉을 벗어나면 조망도 제법 시원하게 뚫린다. 진행 방향 왼쪽으로 지리산이 한결 또렷하고 섬진강도 굽이굽이 속살을 드러낸다. 탈출로가 있는 마당재를 지나면 마고실 사람들이 매봉이라 부르는 567m봉이 나온다. 자래봉에서 매봉까지 약 45분 소요. 이 구간이 오산 코스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등로는 오르막이 시작되는 곳에서 두 갈래로 나뉘어진다. 직진 방향은 매봉으로 오르는 능선길이고 오른쪽 길은 매봉을 사면으로 돌아 트래버스하는 길이다. 특유의 노란 리본에 '진행하지 말 것'이라고 써 놓았다. 시간이 허락된다면 매봉을 올라도 무방하다. 매봉 역시 사위가 튀어져 있어 멋진 조망을 자랑한다. 곧장 진행해도 별 무리는 없지만 시간상 부담이 된다.
매봉에서 갈래길로 다시 내려오면 바로 하산길. 오른쪽 길을 택해 5분쯤 트래버스하면 헬기장을 지나 안부사거리에 닿는다.
여기서 직진 방향은 마고와 동해마을을 가른 능선길이고 리본이 많이 달려있는 왼쪽 길은 둥주리봉으로 이어지는 종줏길이다. 능선길은 오랫동안 묵은 탓인지 중간에서 자주 끊긴다. 가지 말라는 표식으로 썩은 나무를 엑스자형으로 걸쳐 놓았다.

하산은 오른쪽 마고마을을 내려다보며 계곡으로 떨어지면 된다. 10분쯤 급경사로 내려오면 자갈이 깔린 산판길과 만난다. 아름드리 적송과 함께 산판길을 돌고돌아 내려오면 산행종점인 마고마을이 섬진강을 배경으로 한폭의 그림으로 다가온다.